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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노인들이 아름다운 곳―광명 열린사회

관리자 2019-11-02 (토) 17:10 5년전 662  
이지윤 (기사입력: 2009/06/26 11:32)

“목사를 목회하는 사람으로만 생각하지 않아요. 목사는 하나님의 일을 하는 사람이지요. 교회 안에 있는 특정한 사람만을 위해서 일하는 게 아니라 남이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을 위해 헌신하고 사랑하는 것, 그것이 하나님의 일꾼으로 제가 사는 방법입니다.”

정직하게 벌어 좋은 일 하는 사회적기업
경기도 광명시 노온사동에 위치한 사회적기업 열린사회를 찾아간 날, 마침 병아리가 알에서 깨어나 김종원 대표는 무척 분주했다. 김 대표가 자연의 순리대로 부화한 병아리들을 잘 옮겨주고 일하는 분들에게 몇 가지를 전달하는 동안 열린사회의 생태학습장을 둘러보았다. 모가 자라 벼가 되는 과정을 볼 수 있게 만든 농사생태실, 유기농채소밭, 선인장 밭, 꽃밭, 곳곳에 놓인 장독대, 초가집 등이 농촌의 모습을 고스란히 닮았다. 닭, 앵무새, 공작 등 각종 조류와 염소, 토끼 등의 동물들, 물고기와 곤충들도 평화롭게 살고 있으며 뒤편으로는 산 자락을 낀 숲이 펼쳐져 있어 생기가 넘친다. 이날도 유치원 아이들이 방문해 생태학습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었다.

이 생태학습장은 열린사회가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되면서 시작한 주요사업이다. 사회적기업이란 공익성을 지향하면서도 이윤 창출을 위한 경영을 중요시하는 비영리조직과 영리기업의 중간형태다. 사회서비스와 취약계층에 일자리를 제공하지만 생산판매 등 영업활동을 중요시한다. 2007년 7월 사회적기업육성법이 제정되면서 노동부가 사회적기업 지원에 나서게 되었고, 열린사회는 그해 10월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되어 노동부의 지원을 받고 있다.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되면 인건비와 4대보험료 지원, 세제 지원, 시설비 및 융자 지원 등 혜택이 제공되지만 지원 기간이 2년이라 2년 안에 기업으로 잘 성장해 반드시 자립해야 한다. 열린사회 역시 올해로 지원기간이 끝나기 때문에 정착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끌어가야 고용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열린사회에 고용된 이들은 100여 명. 그 중 90명은 노동부에서 인건비를 지원받는 사회적 일자리 인력이다. 열린사회는 생태학습장 조성 및 관리와 4~5천 평 논, 밭을 빌려 농사 짓는 일이 주된 일이기에 노인들을 다수 고용할 수 있다. 김종원 대표는 “복지관 일자리보다 훨씬 높은 급여를 받을 수 있고 자율적으로 일할 여지가 많기 때문에 노인들에게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고 한다. 너른 밭에서 챙 넓은 모자를 눌러쓰고 일하는 그들의 모습이 즐거워 보였던 것도 그때문인가보다.

열린사회가 하는 일은 다양하다. 앞서 소개한 생태학습장과 농사 외에도 집수리사업, 노인재가복지사업, 인쇄사업, 지렁이농장 사업 등 각종 분야의 사회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집수리사업은 열린사회 내에 꾸려진 집수리사업단이 집수리에 필요한 자재구입비나 인건비를 낮추어 저렴한 비용으로 도배, 화장실 개보수 등을 하는 사업이다. 해마다 지역의 어려운 가정 50가구를 선정해 무료로 집수리를 해주고 있다.
노인재가복지사업은 노인요양센터에 방문하기 힘든 노인들을 직접 찾아가 도움을 주는 일로 광명시에서는 열린사회가 유일하다. 기존 월급보다 절반 이상 줄어든 월급만 받고도 기쁘게 일하는 간호사들이 있어 노인재가복지사업팀은 늘 활기차다고.

어려운 성도에게 일자리 주는 것이 ‘기도’
열린사회 대표 김종원 목사는 신학교를 졸업하고 교회를 개척할 때나 모교회의 담임목사로 부임할 때나 언제나 소외된 계층을 위한 일을 놓지 않았다. 그가 담임하고 있는 광명시의 행복이가득한 침례교회는 ‘행복뜰안’이라는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 “목사가 목회에 전념하지 않고 다른 일을 하기 때문에 부흥이 안 된다.”는 소리도 적지 않게 들었다. “실직자를 위해, 나라를 위해 기도한다는 게 대체 무슨 뜻이냐고 다른 목사님들에게 물어봤습니다. 그것이 ‘말’입니까? ‘기도’입니까? 아니면 어려운 형편을 겪고 있는 성도들의 마음을 그저 ‘동화’시키려 하는 것입니까? 그랬더니 아무 말씀도 못하시더라구요. 저도 그런 기도를 수없이 했지만 어려운 형편의 성도 한 명에게 일자리를 구해주는 것이 하나님의 일이고, 기도라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 시대의 사회적 어려움을 해결하려면 기도와 더불어 어려운 사람에게는 일자리를 주어 일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젊은 목회자들이 열린사회에 방문해 노동도 배우고 힘든 사람들도 돌아볼 수 있도록 애쓰고 있습니다.”

열린사회는 연말에 ‘김장·쌀나누기’ 행사를 한다. 쌀 10kg과 김장김치 10kg을 지역사회의 1,000가구에게 제공하기 위해 열린사회 일꾼들이 논과 밭에서 열심히 농사를 짓는 것이다. 올해부터는 지역의 작은 교회에게 쌀과 김치를 공급하고, 교회에서 가난한 이웃에게 나눠주도록 하기로 했다. 교회의 구제, 선교활동으로 연결시키기 위함이라고.

“저희가 벌어들인 수입은 결국 선교활동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교회에서 이를 많이 활용했으면 좋겠어요. 교회가 직접 후원하지 못하더라도 개인 후원을 권유해주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예수님이 제자들만 만나 가르친 것이 아니었던 것처럼 교회의 관심이 사회로 넓혀지길 바랍니다.”
사회적기업은 좋은 제품을 정직한 가격에 팔고 이윤을 주주배당이 아닌 새로운 고용 창출에 사용하는 시스템으로 ‘기독교적 가치’에 부합한다. 교회들이 조금씩 이 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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