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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선교 모델을 제시하다 (사)나섬공동체

관리자 2019-11-02 (토) 17:20 5년전 1476  
이지윤 (기사입력: 2009/10/27 15:07) 메일보내기

서울시 광진구 광장동 나섬공동체는 1996년 설립 이후 외국인과 함께 해온 한결같은 공동체다. ‘나그네를 섬기는’ 이 공동체는 몽골권과 이슬람권, 서남아시아권 등 외국인 이주노동자 선교 사역을 위해 다문화학교와 나섬가게, 다문화어린이집, 다문화이주민학교, 몽골 울란바토르 문화진흥원 등의 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7월 나섬공동체는 노동부로부터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았다. 독립적 재정을 마련해 더 충실히 선교활동에 나서기 위한 방법을 찾은 것이다. 여느 선교단체와 마찬가지로 다문화 이주자 선교에 필요한 재정을 후원만으로 채우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렵고 까다로운 인증 과정을 거쳐 사회적기업이 된 나섬공동체는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유해근 목사는 “나섬공동체가 인증받은 사회적기업의 분야는 다문화를 기반으로 한 특별한 경우이자 교회가 사회적 기업을 육성하거나 만들어낸 일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고 가치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다문화 이해와 일자리 창출 두 마리를 잡는다

사회적기업으로서 나섬공동체는 그 동안 꾸준히 하던 사역에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우선 기존의 ‘우렁이 만두’와 도서출판, 기부 받은 옷 등을 판매하던 ‘나섬가게’를 확장 운영한다. 만드는 과정이 검증되고 품질이 우수한 제품들을 브랜드화해서 가게의 판매 품목의 다양화를 꾀하고 있다. 건어물 등 손이 많이 가는 상품을 만드는 작업은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로 연계될 수 있다. 또 차량을 이용해 필요한 곳에 직접 찾아가는 움직이는 가게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10월 18일에는 광진중학교 운동장에서 다문화축제 및 바자회를 열었다. 해마다 열리는 다문화축제에 바자회를 겸한 것으로 기업으로서의 나섬공동체를 알리는 자리였다. 의류·생필품·건강식품·친환경농산물 등 다양한 상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고 다문화 홍보관 관람 및 재한 몽골학교 학생들의 전통공연, 한국예술종합학교의 다문화공연, 외국인노래자랑, 다문화 음식 코너, 한국음식 코너 등 다양한 볼거리가 즐거운 자리였다.

다문화이주민학교에서는 다문화 강사 양성과정을 운영하여 다문화이해교육을 할 수 있는 전문 강사를 양성하고 있다. 이주민들이나 한국인 누구나 강사양성교육을 받을 수 있다. 다문화 강사들은 유치원을 비롯한 학교 등 교육단체나 평생교육원 등 지방자치단체들의 요청이 있는 곳에서 다문화이해교육 강사로 활동한다. 상당히 많은 곳에서 교육을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일자리 창출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양평 다문화 생태마을에서는 다문화와 생태를 동시에 체험할 수 있다. 외국의 음식과 문화, 놀이, 전통의상들을 체험하면서 다문화를 배우고 동시에 자연 생태를 관찰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친환경 농장과 습지원, 블루베리 체험장, 곤충 체험장 등 이 마을을 조성하고 운영하는 것이 나섬공동체의 중요한 사업이다.

사회적기업을 넘어 선교기업으로

나섬공동체의 최종목표는 선교기업이다. “사회적기업으로 자리를 잡으면 선교기업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고 싶다.”는 것이 나섬이 가진 꿈이다. 김종철 장로는 자비량 선교사였던 바울을 예로 들었다. 천막기술자로서 비즈니스 선교를 보여주었던 바울처럼 후원을 받은 선교가 아니라 스스로 비용을 감당하는 선교를 하고 싶다는 것. 유해근 목사는 지역신문에 이주민 사역을 하면서 재정모금의 어려움을 많이 겪었고 재정적 독립의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기고한 바 있다.

나섬공동체가 꿈꾸는 선교기업은 선교적 기업, 기업적 선교가 아닌 선교와 기업이 떼려야 뗄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빵과 복음이 같이 가야 한다는 것이 나섬의 입장이다. 복음이 가장 중요하지만 그 복음이 증거되는 자리에는 반드시 빵의 문제가 공존하고 있다. 소외와 가난과 고단한 삶을 살아야 하는 이들에게 빵의 문제는 복음의 가치만큼이나 중요한 문제라는 것이다. 나그네를 섬기는 공동체라는 아름다운 이름처럼 다문화 이해를 확산하면서 하나님나라 선교를 하고 있는 나섬공동체의 사업이 아름답다.

인터뷰

외국인 지원사업단 본부장 김종철 장로

나섬공동체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은 무엇인가?

나섬공동체라는 브랜드다. 그동안 최선을 다해 이주민들을 섬겨온 나섬은 교계나 지역사회, 기업들에게 신뢰와 믿음을 주었다. 신뢰를 바탕으로 우리가 가진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면 기업으로서 충분히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사회적기업을 이끌어가기 위해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은?

사회적기업은 공익성과 수익성이라는 전혀 상반된 개념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 이 상충하는 개념을 얼마나 잘 조화롭게 해결할 수 있느냐가 문제다. 착한 소비자가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사회적기업에 ‘동참’하는 크리스천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다국적 공연단을 만들어 훈련시키고 공연하려는 계획이 있다. 이미 해마다 12월에 영락교회에서 이주자들이 공연을 올리고 있다. 좀 더 프로페셔널한 공연단을 만들어 이주자들의 재능을 발산하고, 공연을 통해 다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 다문화사회는 이미 코앞에 다가왔다. 그들을 외국인으로만 대할 수 없다.  그들과 같이 사는 법을 생각하고 배우는 것이 지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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